나는 꽤 오랜 기간 동안 래퍼로서 활동을 했다. 물론, 래퍼로서 부와 명예를 거머쥐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재능과 노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앨범을 발매했고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앨범을 발매해 본 적 없는 일반인들이라면 궁금해할 만한 '래퍼가 앨범을 발매하는 비용'과 그로 인한 음원 수익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다.
음원 유통
음원을 발매한다는 것은 곧 자신의 음원을 유통해야 된다는 것이다. 음원 유통이란, 멜론, 벅스, 유튜브 뮤직, 지니 등 음원 사이트에 자신의 음악을 등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음원 사이트들과 직접적으로 계약을 하려면 음악적 역량은 물론이고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끼칠만한 인지도와 커리어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 우리 같은 무명 아티스트가 직접적으로 음원사이트들과 계약을 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음원 유통사'라는 곳을 이용한다. 음원 유통사는, 음원 사이트에 아티스트의 음악을 등록하기 위한 절차상 필요한 일들을 대행해 주며 음원 정산도 처리해 주는 회사다. 놀랍게도 이 과정에서 우리가 내는 비용은 0원이다. 그저 음원 수익이 발생했을 때, 유통사와 그 수익을 나누면 그뿐이다.
음원 수익
음원 수익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음원 사이트 (멜론, 지니, 벅스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있으며 본인이 작사 혹은 작곡에 참여했다면 저작권 협회에서도 수익이 발생한다. 물론, 저작권 협회는 가입을 해야 수익이 집계되니 참고 바란다. 음원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우리가 흔히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인 음원 스트리밍과 mp3 다운로드 등이 있다. 현재 정확한 기준을 알 수는 없으나 내 기억으로는 음원 스트리밍 1회당 아티스트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3원도 되지 않았다. mp3 다운로드는 10원도 안 했던 걸로 기억한다. 저작권 협회의 정산 기준은 나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확실히 음원 사이트에서 정산받는 금액보다는 훨씬 액수가 적었다. 참고로 나는 작사만 했었다.
음원 정산
대게 첫 음원 정산은 음원을 발매하고 3달이 지나야 받아볼 수 있다. 그때부터는 월별로 집계가 되는데 보통 5만 원 이상이어야 출금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유통사는 월별이 아닌 분기마다 정산을 해주기도 한다. 정산 기준은 유통사마다 상이한데, 보통 7:3 이 많다. 7이 아티스트고 3이 유통사다. 어차피 음원 수익이 크지 않다면 7:3이든 8:2이든 큰 의미가 없다.
유명해져라
결국 유명해지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의 음악을 소비해주지 않는다. 좋은 음악을 발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좋은 음악이 유지되려면 수익이 창출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무명 아티스트들은 음악을 생계 수단으로 삼지 못한다. 그래서 알바를 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을 한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음악을 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음악을 할 수 있기에 행복했다. 나는 지금 음악 활동을 쉬고 있다. 음악에 시간을 할애하는 일에 꽤 지쳤고 티스토리에 글을 쓰는 일이나 유튜브 영상 제작에 관심이 생겨서다. 이런 글을 쓰고 있자니 다시 음악이 하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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